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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LH 임대주택 매입, 약정매입만 80%...세금 낭비"

김희섭 기자 | 기사입력 2024/05/02 [15:42]

경실련 "LH 임대주택 매입, 약정매입만 80%...세금 낭비"

김희섭 기자 | 입력 : 2024/05/02 [15:42]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 가운데 약정매입임대가 80%에 달한다며 이는 세금 낭비로 직결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 경실련은 2일 LH의 매입임대주택 중 80%가 약정매입이라면서 주택 건설원가 이하로 매입토록 기준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 경실련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2021~2023년 3년간 동안 연도별 LH 매입임대주택 매입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3년간 LH가 매입한 매입임대주택 금액은 10.8조이며, 매입호수는 3만9천호이다. 2021년 5.3조(20,695호), 2022년 4.1조(14,072호), 1.4조(4,620호)로 매년 감소했다. 

 

평균 호당가격은 2.8억으로 2021년 2.5억, 2022년 2.9억, 2023년 3.1억으로 상승했다. 

 

경실련은 "준공 후 LH가 매입하는 약정매입은 8.7조"라면서 "총 매입금액 10.8조의 80%를 차지했다"고 짚었다. 기존주택을 매입하는 기축매입 금액은 2.1조다. 

 

경실련은 "약정매입주택은 민간업자들이 기존주택을 사들인 후 그 자리에 다세대 주택을 새로 지어 공급한다. 신축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의 토지 매입비용 및 건축비 거품 등이 모두 매입가격에 반영되므로 기축매입보다 가격이 더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약정매입주택의 유형 및 금액은 오피스텔이 3.2조, 다세대 1.6조, 아파트 8,830억, 연립 4,717억, 다가구 4,543억 원으로 나타났다. 기타도 2.6조에 이른다. 호당가격이 가장 비싼 유형은 4.1억의 약정매입 아파트이며 오피스텔이 3.2억, 연립 2.8억, 다세대 2.7억, 다가구 1.5억, 기타 3.1억 순으로 이어졌다. 

 

경실련은 LH 약정매입임대주택 금액과 SH가 공개하고 있는 분양원가와 매입가격을 비교했다. 비교대상은 2021년 서울지역 약정매입임대 주택 매입가격과 SH 위례지구 A-1 12BL(2021년 8월 입주) 건설원가로, 평당가격을 구한 뒤 25평형으로 환산해 비교했다. 

 

그 결과 SH 위례지구 25평형 분양원가는 3.4억이었으며 LH 약정매입 아파트는 이보다 3.9억이 더 비싼 7.3억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공기업이 직접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 두 배가 넘는 가격으로 매입임대 아파트 1채를 매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기준, 주택 유형별 공실현황을 조사한 결과 다가구 2,728호, 다세대 714호, 아파트 487호, 오피스텔 476호, 연립 161호, 기타 436호 등이 공실 상태였다. 공실률이 가장 높은 유형은 아파트 5.6%이며, 연립 3.6%, 다가구 3.4%, 오피스텔 2.9%, 다세대 1.8%, 기타 1.9% 등이다. 

 

경실련은 "비싼 가격을 치르고 매입한 주택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세금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매입임대주택 실태 속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주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매입임대주택을 건설원가 이하로 매입하도록 가격 기준을 강화할 것과 신축약정매입 방식 중단을 주장했다. 

 

한편 LH는 "신축 매입약정 주택과 신도시 내 주택의 단순 비교는 곤란하며, LH는 정부정책에 따라 신축 매입약정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LH는 "비교 사례로 언급된 SH 위례지구 A-1 12BL은 도심 외곽 그린벨트를 해제 후 수용방식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토지를 확보한 사례로, 공사의 도심 내 주택을 매입하는 신축 매입약정사업과 단순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했다. 

 

이어 "위례지구 A-1 12BL의 사업기간은 ‘18년 10월부터 ’21년 5월까지로, 코로나 및 공급망 위기 여파 등으로 건설 원자재가격 등이 급등한 ‘21년 이후의 신축 매입약정 주택과는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실에 대해서도 LH는 "OECD 평균 공가율 5% 대비 낮은 3% 이내의 공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공실 발생 시 수요가 많은 유형으로 전환 및 임대 조건을 완화하는 등 공가 해소를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면서 "입주수요가 높은 지역에 고품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매입임대 지원단가 상향을 정부와 지속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매입임대 주택을 건설원가 이하로 매입토록 해야 한다는 경실련 요구에 대해 "신축 매입약정사업은 사전 설계검토, 시공 단계별 품질점검 등 주택품질 향상을 통해 수요맞춤형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며, 전세난 해소 및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에 따라 매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매입가격 산정 시 감정평가 관련 법규에 따라 원가법에 의한 산출된 금액으로 평가금액의 적정성을 검토하도록 하여 매입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정비뉴스 김희섭 기자 

 

#경실련 #LH #매입임대주택 #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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