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을 '세계 주거의 날 World Habitat Day'로 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거·노동·복지·시민단체와 시민들이 1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10·01 주거권 대행진'을 개최했다.
단체들은 이날 행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주거 불평등 현실을 드러내고,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예산 대폭 삭감을 규탄했다.
이와 함께 △ 공공임대주택 확대(내놔라 공공임대) △ 용산정비창 등 공공택지 민간매각 반대, 재개발·재건축 공공성 강화 (팔지마 공공의 땅) △ 계속거주권 보장 등 임대차법 강화(지켜라 세입자 권리) △ 주거취약계층 주거복지 강화(늘려라 주거복지)를 요구하며, 토건 개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아닌 기후 위기 대응과 주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주거권 보장으로의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발언순서에서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 가원은 “청년을 위한 매입임대는 씨가 말랐고, 행복주택은 ‘로또’ 당첨만큼 입주가 힘들다. 민간 ‘집주인임대’는 보증금 대출도 안 된다. 그러면서 가난한 청년들은 절대로 들어갈 수 없는 청년원가주택, 역세권 첫집을 만들겠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집갖기 경쟁에 청년을 내몰지 말라! 깡통주택에서 보증금을 빼앗기는 청년들은 요구한다. 나쁜 중개인과 임대인들의 관리·감독·처벌을 강화하라! 좁은 고시원과 반지하에서 고통받는 청년들은 요구한다. 부담가능한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 청년들의 주거권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임혜경은 “도시의 노동자들이 도심에 머물 권리가 있다”면서 “ 도시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높은 주거비 부담 탓에 근무지 외곽에 살며 두시간, 세시간의 통근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 서울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며, 긴급한 출동이 잦은 소방관 마저, 그들의 단 15퍼센트 만이 근무지와 주거지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을 소유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우리은행, 국민은행 집이지 내 집이 아니다. 팬데믹과 경제위기 상황에서 비정규·불안정 노동자들은 해고와 방빼의 이중 위협에 직면해 있다. 삶을 저당잡힌 집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배재현은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거처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비율은 비장애인보다 20퍼센트나 높다. 이 수치는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장애인의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3만 명의 장애인이 집단 거주시설에 갇혀, 지역사회와 격리된 채, 한 방에서 이십년, 삼십년 살아가고 있다. 감옥같은 거주시설을 두고 집이라고 할 수 없다.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일상을 살며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외출 후 안식을 취하는 집, 내일을 위해 재충전 하는 지역사회 속의 집이 장애인에게도 보장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동자동 사랑방 윤용주 대표는 “손바닥만한 창문이 달린 닭장같은 쪽방, 고시원도 월세는 따박따박 오른다”면서 “투기 개발로 쪽방 주민 내쫓지 말고, 주민 재정착을 보장하는 공공개발을 추진하라. 쪽방에서 쪽방으로, 좁은 임대주택말고 사람이 살만한 크기의 임대주택을 만들라”고 말했다.
전국철거민연합 이정구는 “삶을 철거한 자리에 쌓아올린 소수독점 부동산 개발은 이제 정당성을 잃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중단하고 선대책 후개발, 원주민들이 재정착하는 순환식 개발, 사람살리는 개발을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김시연은 “청소년 주거 위기는 주거보장 시스템 미비, 사회적 책임의 회피, 가정 폭력 등 주거권을 보장할 책임이 있는 주체들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면서 “시설 중심 혹은 원가정 복귀 중심의 청소년 주거 정책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전국세입자협회 윤성노는 “집을 소유하지 않으면 2년 또는 4년마다 이사하는게 당연시 되는 사회에서 우리의 주거권은 빼앗긴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전월세 인상 요구에 가슴을 졸여야하는 불안한 삶, 임대인 절대 우위의 기울어진 임대차 제도, 단 1회의 갱신청구권조차 임대인의 온갖 꼼수로 거부당하는 현실, 깡통주택과 전세사기로 보증금을 떼일까 불안해하는 세입자들의 삶, 이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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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과 소유자 눈높이에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바라보며 취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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